SEUNGYON KIM
composer
Wake
Cello Sonata No.1 (2023)
vc. James Kim,
pf. Jihoon Jun
2023. 12. 12.
IBK Hall
Seoul Arts Center
Commissioned by
The Pathway
Shinuh Lee's
"The Road Not Taken" Series
I. Death and Offering
첼로 제임스 김
피아노 전지훈
2023년 12월 12일
예술의전당 IBK홀
이신우의 "가지않은 길"
I. 죽음과 헌정
마음과 시선
인간은 누구이며, 어떠한 존재인가? 이 질문은 오래된, 형이상학적인, 고대로부터 내려오는 아주 오래 된 것이지만, 지금 현대에 일어나는 AI의 부상, 개인적·사회적 자아의 재발견 등으로 이 질문은 우리에게 다시금 중요한 것이 되었다.
인간은 인간 자신을 어떻게 의식하게 되는가?
여러가지 경로들이 있겠지만, 인간의 근본 조건, 한 생명으로서 그 생명의 근본적 형식—탄생으로부터 일정한 과정을 거쳐 죽음에 이르게 된다는 것—을 마주할 때의 충격이, 우리의 시선을 사회의 어떤 계산적인 것들로부터 우리 자신의 본질적인 것으로 돌리게 하는 힘이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여기에는 인간의 생과 죽음에 대한 본성적 두려움이 있다. 인간은 죽음에 두려움을 가질 뿐만 아니라, 생에도 두려움을 가지는 것을, 사회에서 일어나는 인간현상들을 통해 우리는 잘 볼 수 있다.
인간은 언제 확정적으로 두려움을 놓게 되는가. 죽음은 피할 수 없는 사태이자 비본질적 집착을 놓게되는 절대적 계기로서, 이 죽음은 본인에게는 모든 정념적인 것들에 더 이상 어찌할 수 없게 되는 어떤 경계이며, 남겨진 이에게는 미뤄왔던 모든 감정이 더는 미뤄질 수 없음을 체감하는 순간이다. 죽음을 통해, 인간의 삶은 온전히 삶으로서 인식된다.
이 작품의 제목은 ≪피네간의 경야(Finnegans Wake)≫로부터 왔다.
이는, 삶의 주체로서 사는 것이 아닌 가로지른 삶을 돌아보는 시간, 곧 삶에 대한 관조로 들어가는 계기이자 시작으로서의 순간이다.
(글 김승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