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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범주와 내용에 관하여 1

  • seungyonkimcomp1
  • 2018년 5월 11일
  • 2분 분량

음식은 일반적으로 예술이 아니다. 그러나 미식은 예술인가? 혹은 패션은 예술인가? 인간의 기본적인 의식주와 관련된 것 중 유일하게 건축만이 오래전부터 예술의 영역에 들어서있으나, 그럼에도 아파트나 빌라를 놓고 예술작품으로서의 건축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즉, 생존에 직접적으로 관계되지 않는 것만이 예술의 영역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미식이나 하이패션은 예술의 범주에 들어올 가장 기본적인 조건은 갖추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예술에는 미-추의 스펙트럼을 포함한다. 추한 것도 그것의 의미에 따라 예술작품으로서 구현된다. 최근의 미식에서의 맛이나 패션에서의 형태는 아름다움만을 포함하지는 않고 있다. 새롭거나 기묘하고 이상한 맛, 괴상하고 때로 이해할 수 없는 형태들이 미식과 패션 안으로 들어와 있다. 요리와 패션이 예술인가를 생각해보기 위한 한가지 질문을 던져보자.


요리에서의 추, 예를 들어 구역질나는 맛의 음식이 있다고 하자. 이것은 예술로서 받아들여질 수 있는가?

그러나 이 질문에는 전제 바깥의 것을 끌고들어오는 잘못된 함의가 있다. 구역질이 난다는 것은, 몸에서 해로운 것으로 판단한다는 것이다. 이는 미-추의 문제가 아니다. 추는 '해롭다'가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 음량 때문이라던가 하는 문제로 듣고 고막이 파열되는 음악이 있다면, 그것을 사람들이 음악이라고 부르지 않을 것이다. 이에서 볼 수 있는 것은, '해로운 것은 예술작품이 될 수 없다'이다. 그러나 반대로, 어떤 범주 안의 해로운 것이, 그 범주 자체를 예술의 바깥으로 밀어내지도 않는다.


범주 내부의 어떤 것이 범주 자체의 예술임에 대한 여부를 결정하지 않는 것은, 노동요가 음악임에도 음악의 예술로서의 위치를 불안정하게 하지 않는 것과 같다.


예술활동의 기본적인 전제조건은, 이것이 물질매체를 통한 정신활동인가 아닌가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사람들이 예술로 인정하는가? 위 문제는 예술임을 인정할만한 무엇을 갖고 있는가? 이며, 단지 기술만 있는 것은 예술'적'이라 하고, 물질매체를 통하지 않는 것은—예컨대 문학 같은 것으로, 타이포그라피 등과는 달리 문학에는 매체에 대한 '물리적인' 기술이 적용되지 않으며, 기본적으로 예술이 아닌 것으로 분류된다—어떠한 정신활동이든 예술로 포함되지 않으므로, 기본적으로 물질적 매체+정신활동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요리와 패션의 예술로서의 지위는, 그것이 어떠한 정신활동과 관계되어 있는가? 에 관계되어 있다. 그리고 아직은온전히 예술로서 인정받기에는 정신활동의 측면은 취약해보인다.


그러면 반대로, 현재 예술로서 언급되는 분야들의 순수예술작품은 무엇으로써 예술임을 인정받는가?

이것이 모더니즘이 포스트모더니즘에 던지는, 그 자신이 해결하지 못한 하나의 유의미한 질문이다.


2018. 5. 11


KR © 2018 김승연(Seungyon Kim). 출처 표기 인용 가능 /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N © 2018 Seungyon Kim. Quote with attribution. No reproduction or redistribu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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