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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감동과 내용

  • seungyonkimcomp1
  • 2018년 5월 12일
  • 2분 분량

모든 예술작품의 내용의 근원은 추상적인, 무의미의, 의미라는 제한이 있기 이전의(전의미적인) 차원에 있다.


 

예를 들면 음악작품에서 갈등, 긴장과 이완에 의한 구조는 필수적이나, 그 자체로는 아무런 의미도 없다. 솔로 바이올린과 오케스트라가 서로 반응을 주고받지 않으며 전혀 다른 악구를 연주한다 하여, 그것이 운명에 몸부림치는 그리스 신화의 영웅을 의미하지 않고, 오랜만에 친구들과 만난 자리에서 폰만 들여다보며 느끼는 고독감을 의미하지도 않는다.  긴장된다 하여 그것이 직장생활의 괴로움이나 숙명적인 무언가 또는 세계의 붕괴를 의미하지 않으며, 이완된다 하여 하루를 마치며 마시는 맥주 한 잔이나, 위대한 업적을 성취한 후의 감동같은 것을 의미하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이것은 필수적이며, 그 자체로 어떤 내용이 된다.

 

  

이것은 존재양식적인 내용이다.

 


뇌세포가 신경신호를 보내 우리가 배가 고프다는 사실을 느낄 때, 그렇지 않았다면 인류는 무언가를 하다가 굶어죽었을테니, 이렇게 진화한 것은 생명의 신비라거나, 아니면 인간을 만든 신의 위대함이라거나, 뭐 여러가지 이유를 주워섬길 수는 있으나, 이것은 그저, 뇌세포가 그렇게 작동할 뿐이다.

빛이 때로는 입자이고 때로는 파동임이 발견되었을 때나, 양자역학을 통해, 모든 것이 사실 입자 이전에 파동이라는 사실을 발견했을 때, 과학자로 생각하고 살아온 이들조차 이것을 이해하기 위해 여러가지 가설을 세우고, 심지어 동양사상에서 개념을 가져왔지만, 이것은 파동에 놀라운 의미들을 붙인 것일 뿐, 그것은 그냥, 원래 그럴 뿐이다. 단지 그것이 인간의 일반적인 이해범주와 다를 뿐이다. 가장 근원적인 것들은, 왜 이전에 그렇게 작용하고 있고, 그러므로 그것은 곧 일종의 작용이다. 다만 우리가 우리의 인지를 벗어나는 존재양태를 이해하기 위해, 내지는 때로는 ‘이해했다’고 하기 위하여, 복잡한 설명과 여러가지 의미들이 필요할 뿐이다.

인간이라는 생명체는 그런 작용들이 무수히 중첩된 아주 복잡한 구조체이며, 우리는 이를 시작에서부터 보지 못하고 어느 순간 인식하고 있는 어떤 지점에서부터 의식이 시작되어, 그 시점에서부터 우리 가까이의 인지할 수 있는 지점들로부터 사고를 시작하기에, 우리는 실제를 대면할 때 그것에 많은 외부적 의미를 부여하며 놀라움을 가진다. 물론 인간의 능력으로는 경이로운 일이긴 하나,

 

 

그것은 원래 그러하다.

 

  

과학과 문명이 고도로 발전했다고 하나, 지금 우리의 지식으로는 심장이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조차 모르고 있다. 그러나 그것을 모른다고 해서 갑자기 심장이 작동을 멈추고 죽게 되지 않는다.

우리의 생, 살아있음은, 그것을 알고 모르고를 넘어서서 실재하며, 어떠한 삶을 살던지간에, 우리가 부여하는 의미와는 별개로 우리는 살아간다.

그것의 가장 근원적인 본질은, 의미와 상관없는, 의미조차 규정될 수 없는 영역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술작품 또한 그런 것이다.

 

 

무수한 음악작품들, 무수한 예술작품들에 대해, 또한 무수한 이론이 존재하지만, 그것과 상관없이 예술작품은 인간, 인류에게 작용한다. 많은 미학자들, 새로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뇌과학자들, 교차연구를 진행하는 많은 학자들이, 우리가 왜 감동을 받는지를 설명하고, 또한 설명하려고 애쓰지만, 음악을 듣고 눈물을 흘릴 때 뇌의 어느 영역이 활동하는지를 밝혀내고, 감동을 받는다는 것이 어떠한 것인지를 서술해도, 정확히 무엇에, 왜 감동을 받는지 뿐만 아니라, 왜 즐거운 음악이 즐겁고, 슬픈 음악이 슬픈지조차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존재가 그러하기에, 예술작품 또한 어떤 언어적 의미 이전의 영역에 걸쳐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가 예술작품에 감동을 받고 눈물을 흘릴 수 있는 것은,

예술작품을 통해 생생하게 드러나는 존재와 생명의 근원에 접근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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